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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근황

뒤늦게 2021년을 정리하면서 짧게 쓰는 글

by 니나:) 2022. 1. 22.

안녕하세요, 니나입니다. :) 작년에는 좀 더 주변 사람들에게 겁내지 않고 다가가고 싶었는데 생각보다는 제법, 혹은 조금은 아쉬웠던 결과였어요. 겨울이 들어서야 부랴부랴 주변사람들을 챙기기 시작하는 허접한 저의 모습을 발견하기도 했고요. 그렇게 조금은 뜬금없이, 갑자기 다가가려고 애쓰다보니 인간관계에 서투른 어린 시절의 모습이 보이기도 했어요.

 

어릴 때 제가 저한테 스스로 붙인 별명이 외계인인데요. 사춘기 시절 누구나 겪어보는 그런 어색한 감정을 담은 별명이었어요. 저멀리 외계 행성에서 인간세계에 갑자기 떨어진것만같은 느낌이었거든요. 그게 벌써 10대를 막 시작하면서 지은 별명인데 30대 후반이 되어서까지 그다지 달라진게 없는 느낌이니까, 제 영혼은 성숙한것처럼 보여도 그냥 그자리 그대로 저인채로 남아있는 것 같아요. 뭐, 왠지 '그냥 그자리 그대로 저인채로' 라는 말은 꽤 긍정적으로 느껴지기도 하네요. 

 

2021년은 거의 집에만 있다보니, 가전제품이나 자잘한 집안 패브릭 제품을 많이 샀어요. 크게는 아이패드를 샀고요, 대형 TV도 샀답니다. 무려 75인치를요. 덕분에 영화관에 맘놓고 갈수없는 요즘, 많은 시간을 TV와 함께 보내고 있어요. 특히 게임을 많이 해요. 

 

아무래도 옷이나 화장품을 사는 비용은 정말 거의 들지 않았던 것 같아요. 오히려 다 쓰지도 못하고 유통기한이 지나 버리는 화장품이 정말 많았어요. 그래서 기초화장품을 제외하고는 추가로 구매를 하지 않으려고 해요. 마스크를 항상 끼고다니기 때문만은 아닌것 같고, 그냥 외모에 대한 관심도 정말 많이 줄어들었어요. 거울을 자주 보는 습관도 사라진 것 같아요. 코로나로 인한 순기능이라고 해야할까요? 독일에 살면 자연스럽게 외모에 대해 관심이 줄어드는데요. 코로나까지 더해져서 정말 꾸민다는 것 자체에 대해 생각자체를 하지 않는 것 같습니다. 

 

대신 건강에 관심이 많아졌습니다. 몸이 자주 아팠었기 때문에, 병원비를 많이 지출했고, 또 영양제와 운동 용품에도 정말 많은 돈을 썼어요. 건강관련 정보를 습득하는데도 많은 시간을 할애했어요. 특히 2021년도는 정신건강에 관심이 많았어요. 오은영 박사님이 진행하는 금쪽수업과 금쪽같은 내새끼의 영향인 것 같기도 합니다. 책도 주로 심리학에 관련된 것들로 읽었어요. 인문서적이 날이 갈수록 소설보다 더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데요. 그 중에서 심리분야가 압도적으로 많아졌습니다. 이전에도 관심은 있었지만, 이렇게 본격적이진 않았기 때문에 새로운 관심사인것 같아요.

 

한국 방문을 여러번 계획했다가 모두 취소되면서 특히나 한국이 그리워지고 있는 요즘입니다. 이번에 2월 중순으로 한국행 티켓을 구매했어요. 이번에는 무슨일이 있어도 취소하지 않고 비행기까지 타려고 합니다. 특히나 가족들이 너무 보고싶어서요. 그리고 분식점에서 파는 떡볶이가 정말 너무나 미친듯이 그리워요.

 

작년의 목표는 '좀 더 다가가기' 였어요. 올해는 무조건 '건강하자' 입니다. 몸이 여러번 아팠고, 컨디션이 늘 저하된 상태로 있어서 취미생활도 재밌게 즐기지 못했어요. 1년의 절반 이상의 주말을 침대에서만 보낸 것 같습니다. 그래서 심리적으로 힘이 들어, 심리학책을 계속해서 읽었어야 했던 것 같거든요. 어떤 사건으로 슬프거나, 지치거나 힘들다 이런 흐름이 아니라 체력적으로 부족하다는 느낌이 드니까 지치고 마음도 많이 쓰여서 잠도 잘 들지 못하는 일상이 반복되었던 것 같아요. 

 

몸에 에너지가 있어야 주변에도 더 친절하게 대할수 있고, 상대방을 이해할수 있는 범위도 더 넓어지는 것 같습니다. 저한테 여유가 있어야 그 공간만큼 다른 사람에게 내어줄수 있으니까요. 몸이 힘들면 사람이 정말 여유가 없어지더라고요. 우선 누워야 하고, 쉬어야 하니까 다 귀찮고 참 이기적으로 변해요. 그리곤 이기적으로 행동했던 저의 모습을 후회하는, 이런 악순환을 끊기 위해 열심히 먹고, 열심히 운동해야지요. 

 

그래도 회사에서의 생활은 나름 만족스러웠던 한해였습니다. 2022년이 더 많이 기대가 되는 성과들이 여럿 있었어요. 회사에서 보내는 시간이 제법 길잖아요. 하루의 8시간 이상을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있어야 하니까요. 그게 참 제 인생에서 정말 큰 부분이더라고요. 회사에서의 생활이 행복하지 않으면, 제 인생의 큰 부분이 행복하지 않았던 것이 되니까 무조건 편안하고 행복한 직장생활을 해보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돈도 좋고, 직급도 좋지만 편안해야 해요. 불편하게 억지로 참으면서 하는 것은 제 자신한테 너무하는 거니까요. 그렇게까지 돈을 벌어서 어디에 쓰겠어요? 어린왕자에 나오는 끊임없이 별을 세던 남자가 생각나네요. 정말로 그렇게 별을 세서 그것을 소유한다고 해서, 그게 어디에 도움이 되겠어요? 차라리 별을 동료들과 함께 세면서 함께 별을 세던 추억이라도 쌓을랍니다. 

Photo by Jacqueline Munguía on Unsplash

한국에 있는 저의 가족을 자주 만나지 못하는 대신에 독일에 있는 케네스의 가족을 많이 만났습니다. 사실, 이제는 저의 새로운 가족이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함께 프랑스 여행을 다녀왔었던 것도 참 좋았죠. 에펠탑과 모나리자를 함께 보면서 서로 나누었던 대화들이 아직까지도 선명하게 기억이 나요.

 

올해도 제법 깔깔거릴 일들이 많았는데요. 켄과 함께 3박4일 트래킹을 떠났다가 1박만 하고 마음이 쿵짝쿵짝 잘 맞아서 같이 웃음이 터진채 택시를 타고, 다시 운전해서 집까지 와서 맛있게 밥먹고 침대에 누워서 3일을 요양했어요. 진짜 출발하자마자 길을 잃고 7시간을 걸어서 너무너무 힘들었었거든요. 집이 최고다, 집이 최고다 하면서 정말 많이 웃었어요. 트래킹용으로 구매한 텐트는 오히려 암스테르담 여행을 갔을때 빛을 발했습니다. 암스테르담에서 머무는 내내 캠핑장의 한칸을 빌려 텐트에서 생활했는데요. 정말 재밌었어요. 비가 내내 내려서 빗속에서 자전거를 많이 탔는데 그게 기억에 많이 남아요. 

 

사실 얼마전까지만 해도 저는 제가 혼자서 해내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인 줄 알았어요. 그렇지만, 함께 해낼때의 기쁨이 정말 크다는 것을 더 많이 배우고 있습니다. 오히려 혼자 해내는 것은 거의 아무 의미가 없는 것이 아닌가 싶을 정도랍니다. 가치관이 많이 변하고 있어요. 30대 중반이 넘어서도 계속 변화가 생길줄 몰랐는데, 저는 그렇게 되어가고 있어요. 

 

좋아하는 사람들이 모두들 굉장히 이타적이고 긍정적이어서, 긍정적인 성격이지만 이기적이었던 제가 참 많이 변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아직도 못난 마음이 삐죽하고 나올때가 많은데 더 갈고 닦고 싶어요. 못나게 말을 하는 버릇을 참 고치고 싶었는데, 말버릇을 고치는게 아니라 마음이나 생각을 고쳐야 하더라고요. 친절하게 대하고 싶다면, 그 사람을 좋아하고 진심으로 걱정해주면 되더라고요. 왜 그걸 그렇게 깨닫지 못했는지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신기할 정도로 너무 간단한 방법이에요. 

 

2022년에도 편안하고 긍정적인 마음으로 건강하게 살아볼게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긴 글 읽어주신 따뜻한 분도 올 한해 편안하게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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