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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근황

크레이지 2020 이제 드디어 끝나간다!

by Ninab 2020. 11. 17.

정말 미친것 같은 2020년.

 

아마 다들 그렇게 느끼지 않을까요? 코로나에 각종 사건 사고들. 얼마 전 미국 대선까지 있었고 정말 혼란해요. 밝은 뉴스는 방탄 소년단의 빌보는 1위 말고는 거의 기억이 나지 않을 만큼 어두웠어요. 한국 방문은 미뤄지고 결혼식은 취소되었죠. 출근도 쉽지 않아 장기간 재택근무를 했고, 좀 괜찮아져서 다시 출근한 지 몇 달 만에 또 재택근무를 하고 있어요. 

 

안녕하세요, 니나입니다 :)

 

그래도 일상은 계속되고 있어요. 겉으로는 시끄럽고 복잡한 세상인데, 제 일상은 조용해요. 사람들과 만나는 일이 더 적어지다 보니 혼자서 즐기는 취미 생활에 더 파고들고 있거든요. 다행히도 8월에 남자 친구 생일파티는 할 수 있었어요. 잠시 코로나가 소강상태였고 락다운도 풀렸을 때였거든요. 그 이후에 9월까지도 별 문제없다가 10월 말쯤 다시 빵! 유럽 내 코로나 상황이 심각해지면서 다시 재택근무를 하고 있답니다. 남자 친구 회사는 4월부터 지금까지 계속 재택근무고요. 저는 업무 성격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왔다 갔다 하네요. 

 

여러분은 잘 지내시나요?

 

BTS가 11월 20일에 발매한다는 앨범이름과 곡명이 참 마음에 들어요!

 

1. 맘껏써도 돈이 남는 신기한 소비생활

여행을 갈 수 없고 결혼식도 올리지 못해서, 쇼핑을 많이 즐기고 있어요. 가장 만족도가 높았던 쇼핑은 '로보락 로봇청소기' 였고요! 남자 친구인 케네스가 가장 좋아했던 소비는 '러셀홉스 커피머신'입니다. 이미 일리 캡슐 머신이 집에 있지만, 꼭 내려마시는 커피 머신(브루잉 머신)이 필요하다며 우겨서 새로 샀어요. 그래서 1층 부엌에는 일리 캡슐 머신을, 2층 사무공간에는 러셀홉스 커피 메이커가 하나씩 있네요. 아무래도 집에 하루 종일 둘이 붙어 있고 둘 다 커피 귀신이라 원두와 캡슐, 우유와 설탕이 엄청 빨리 사라져요. 이렇게 소비가 소비를 부르는데, 저희가 여행을 참 많이 다녔었나 봐요. 주말에 할게 참 없고 돈도 많이 절약했어요. 독일은 레스토랑에서 먹는 것도 이제 제한이 생겨서 집에서 거의 다 해 먹거든요. 

 

2. 징글징글한 길모어 걸스 드디어 다 봤다

그동안에 PC하지 않은 표현이나 묘사 때문에 (PC=Political Correctness) 이어서 보지 못했던 길모어 걸스 시리즈를 드디어 모두 끝냈어요! 어릴 때는 한국인 캐릭터나 그 가족들 묘사도, 젠더 문제도 가볍게 넘기고, 타인을 웃음거리 소재로 삼는 특유의 유머 코드들도 신경이 쓰이지 않았었는데 참 세월이 변하긴 변했나 봐요. 세월 따라 제 사고방식에도 많은 변화가 있었던 것 같고요. 그래도 시즌 7개를 모두 박살 냈습니다. 어쨌든 끝까지 보고 씹어도 내가 씹어야지 하는 마음이었던 것 같고요. 캐릭터에 애정을 한 번 주면 어쨌든 나머지 스토리가 궁금해서 잠도 제대로 못 자고 머릿속에서 온갖 상상을 해야만 하는 징글징글한 제 고집에도 평화가 찾아왔어요. 캐릭터의 엔딩을 봤다는 것, 그것만으로도 충분합니다.

 

3. 얼어 죽을 로맨틱! 그냥 빨리 간단하게 하자, 간단하게!

원래는 필리핀의 한 해변에서 가족, 친구들과 함께 1~2주 정도 느긋하게 휴양을 즐기며 결혼식을 올리고 싶었어요. 그런데 그놈의 코로나로 언제 필리핀에 갈 수 있을지 아무도 모르게 되었잖아요. 그렇지만 각종 서류, 세금, 거주, 한국 동반 입국 등의 문제가 있어서 빨리 독일에서 혼인신고를 하면 어떨까 고민 중이에요. 물론 독일에서 혼인신고를 하려면 간단하게라도 결혼식을 꼭 올려야 하고, 한국에서 독일로 와줄 수 있는 사람이 엄마뿐이라... (한국으로 다시 입국할 때 2주 격리를 해야 하기 때문에 스케줄을 3주 이상 비울 수 있는 사람이어야 해서요.) 이 부분도 고려중이에요. 다만, 여동생은 꼭 참석했으면 좋겠어서, 스케줄 조율이 되지 않으면 제 결혼식은 2021년에도 못하고 2022까지 미뤄질 것 같아요. 인생이 마음대로 되는 게 진짜 하나도 없네요. 

 

4. 평화로운 일상

그래도, 그렇지만 일상은 정말 고요하게 계속되고 있어요. 낮에는 일하고 저녁에는 영화를 봐요. 간간히 책을 읽고 남자 친구와 소소한 걸로 다투고 화해하고 맛있는 것 해 먹고 그렇게 잘 지내고 있어요. 특별한 일이 생기지 않아서 지루하지만 행복하냐, 불행하냐 묻는다면 백 번 천 번 행복하다가 답이랍니다. 우리 둘 다 다행히 안정적인 직장을 가지고 있어서 계속 일할 수 있고, 건강하고요. 몇 가지 포기해야 했지만, 저희만 포기하는 것이 아니니까요. 더 기다려야지요.

 

읽어주신 여러분의 일상에도 평화와 행복이 가득하기를 바랄게요. 오늘도 참 구질구질 소소한 글인데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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