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어로 연애편지 쓰기 - 첫번째 편지

나는 편지쓰기를 참 좋아한다. 초등학교 때부터 일기글을 편지글 형식으로 써왔다. 안네의 일기에서 영감을 받아 그랬었던 건지 이른 사춘기가 와서 그런것인지는 잘 기억이 나질 않지만, 일기장에게 이름을 붙여주고 그 이름을 부르며 일기를 썼었다. 가장 친한 친구와 주고받는 교환 일기장인, 우정장도 꼬박꼬박 잘쓰는 편이었다. 스무살이 넘어서도 종종 연애편지를 썼었다. 부족한 독일어로 써서 아주 유치한 말 뿐이라 부끄럽지만, 내 소중한 추억을 공유해 본다. 켄에게 내가 썼던 8개월 전의 편지다. 다시 보니, 나의 독일어가 많이 늘은것인지 정말 못썼다. 나중에 기회가 된다면 싸울때 논리 정연한 척 메신저에 늘어놓은 궤변을 올려봐야겠다. 문법은 화가나서 엉망징창이지만 어휘가 크게 늘었으니까, 조금은 더 괜찮지 않을까.

The Letter, 1890 - 1891 - Mary Cassatt 

Erster Brief.

Hallo Ken,

ich möchte wissen, was du jetzt machst. Aber ich will dich nicht fragen, weil Fragen langweilig ist. Statt zu fragen, schreibe ich dir jetzt einen Brief. Das ist romantischer, als nur zu fragen, oder? Du hast mir gesagt, dass du viele Fragen über mich hast, aber du hast mich nicht viel gefragt. Es dünkt mich, dass du schon viel über mich gewusst hast. Ich bin keine besondere Frau. Eine anderes Ding Sache war nur meine Sprache und die ein bisschen andere Kultur. Ich bin auch sehr schüchtern. Hmm.. Es ist seltsam. Als ich in Korea war, habe ich manchmal gehört, dass ich nicht sehr schüchtern bin. Ich habe von mir gedacht, dass ich nicht sowohl Passiv, sondern vielmehr tätig und unanständig bin. Warte nur ein Jahr! :) Ich finde, wenn ich meinen Zustand nicht erklären kann, werde ich schüchtern sein. Als wir im Café waren, hatte ich ein schwieriges Gefühl. Jetzt ist es mir natürlich egal. Wegen nutzloserSorgen, möchte ich keine Zeit verschwenden. Ah, aber ich habe noch viele Sorgen. Das ist für mich charakteristisch. Andererseits habe ich keine großen Sorgen. Wenn eine Sorge großer würde, würde ich nicht mehr denken. Magst du The Beatles? Wieso höre ich immer alte Musik? Wegen elektronischer Sound-Effekte? Ich weiß nicht. Sowieso höre ich jetzt die Musik der Beatles. Ich mag die Beatles. Warum mag ich dich? Ich weiß auch nicht. Die Welt hat viele Geheimnisse. Am wichtigsten war immer, dass es niemand wissen kann. Ich habe dir schon viel gesagt. Meiner Meinung nach war es genug, oder? Ich stelle mich manchmal dumm an, wie andere Personen. Wenn du dich dumm stellst, verstehe ich das. Dann kannst du mich verstehen? Ich habe viel geschrieben. Und ich muss schlafen. Tschüss. Bis Samstag!

Nina.

첫번째 편지.

안녕 켄,

나는 네가 지금 뭘 하는지 알고 싶어. 그렇지만 난 너에게 묻고 싶지 않아. 뭘 하냐는 질문은 재미가 없으니까. 질문하는 대신 나는 너에게 편지를 써. 묻는 것보다는 이게 더 로맨틱하지, 그치? 너는 나에게 많은 걸 묻고 싶지만 나한테 아직 많이 물어보지 못했다고 말했었지. 내 생각에 너는 이미 나에 대해 많이 아는것 같아. 나는 특별한 여자가 아니야. 다른점이 있다면 나의 언어와 조금 다른 문화일 뿐이야. 나도 굉장히 쑥쓰러워. 음... 그건 좀 이상해. 내가 한국에 있었을때 나는 내가 쑥쓰러워 하지 않는 다는 말를 자주 들었어. 내가 나를 생각했을때 나는 소극적인 애가 아니라 굉장히 적극적이고 개방적이야. 일년만 기다려봐! ^^ 내 생각에 내가 나의 상태를 잘 설명할수 없을때 나는 좀 쑥쓰러워 하는것 같아. 우리가 카페에 있었을때 나는 어려운 기분이었어. 지금은 당연히 신경쓰지 않아. 쓸때없는 걱정 때문에 내 시간을 낭비하고 싶지 않거든. 아, 하지만 아직 걱정이 많아. 이건 나의 성격이야. 다른 한편으로는 큰 걱정이 없어.  걱정이 커지면 나는 더 이상 생각하지 않아. 비틀즈를 좋아하지? 나는 왜 항상 오래된 음악을 들을까? 전자 음악 소리가 싫어서? 나도 모르겠어. 어쨌든 나는 지금 비틀즈를 듣고있어. 난 비틀즈가 좋아. 나는 너를 왜 좋아할까? 그것도 잘 모르겠어. 이 세상엔 비밀이 많아. 가장 중요한것은 항상 아무도 알 수가 없지. 이미 너에게 많은 것을 말했어. 내 생각엔 충분한것 같아, 그렇지? 난 가끔 다른 사람들이 그러하듯 바보같은 생각을 해. 네가 바보같은 짓을 하면 나는 그걸 이해할게. 그럼 너도 나를 이해할수 있을까? 이미 너무 많이 썼어. 자야겠어. 안녕. 토요일에 봐.

니나

지금 다시 읽어보니 참 풋풋하다. 한국어로만 썼다면, 더 맛깔나게 썼을텐데. 아쉽기도 하고. 아쉬운 마음 접어놓고 오늘 밤에는 독일어 공부나 조금 더 해야겠다. 한가롭고 시원한 여름의 토요일 밤이라 좋다.